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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피가 모자라?? 그게 헌혈로 해결 되는 문제야??
1. <Sunday Bloody Sunday> - U2 / [ war ] 1983년
아직도 선명하다. 기관총 소리가 났었다. 앨범 재킷도 아주 인상적이지만, 앨범의 첫 곡 <Sunday Bloody Sunday>의 인트로 드럼 소리는 나에겐 기관총 소리처럼 들렸다. 샷건을 장전하고 쏴대는 소리. 고1때 였던 것으로 기억 하는데, 교회 후배에게 카세트테이프로 빌려 들은 ‘U2’의 [war] 앨범은 나에게 진정 충격이었다.
시간을 조금 돌려 보면 지금이야 어이가 없어 웃고 넘길 이야기지만, 90년대 초중반에 소위 기독교 문화서적이라고 들고 나왔던 서적들에서 ‘U2’는 ‘사탄 밴드’ ‘적 그리스도’ 밴드였다. 그 이유는 ‘U2’가 ‘폭격기 이름’이기 때문이란다.(당연히 말이 안 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Sunday Bloody Sunday>의 노래 제목도 한 몫 거들지 않았나 싶다. ‘피의 주일’ 이라니!! 믿음 없게 시리!! 하지만 이젠 세계가 다 안다. ‘U2’는 가끔 보면 록 밴드가 아니라 완전 NGO 아닌가!!!! 하긴 우리나라 어딘가엔 아직도‘U2’를 사탄의 밴드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좀 더 시간을 돌리자. 1972년 1월 30일. 나는 태어나기도 전이다. 북 아일랜드 ‘데리’라는 곳에서 시민권 운동 중이던 비무장 가톨릭교도에게 영국군이 발포하여 14명의 사망자와 13명의 중상자를 낸 유혈사건이 일어났다. 이를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사건이라 부르는데, 현대 북아일랜드 분쟁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중 하나로 IRA의 재무장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된 사건이라 알려져 있다. 그들의 여러 가지 복잡한 역사적, 지역적 맥락이 있겠지만, 이 사건만 단순하게 놓고 볼 때 군대가 비무장 시민에게 총을 쏜 것을 용납할 사회는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아직도 이것을 용납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1980년 5월 18일 광주 말이다.
‘U2’의<Sunday Bloody Sunday>는 1972년 1월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 사건을 노래한 곡이다. 하지만 ‘피의 일요일’ 사건은 1972년 그날 이후 끝이 났을까? 8년 뒤에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났으며, 지금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분쟁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이 노래는 1972년의 희생자를 위한 노래인 동시에, 지금 현재 우리의 노래이기도 하다.
<Sunday, Bloody Sunday> - U2
I can’t believe the news today
Oh, I can’t close my eyes
And make it go away
How long...
How long must we sing this song
How long, how long...
cause tonight...we can be as one Tonight...
Broken bottles under children’s feet
Bodies strewn across the dead end street
But I won’t heed the battle call
It puts my back up
Puts my back up against the wall
Sunday, Bloody Sunday (X3)
And the battle’s just begun
There’s many lost, but tell me who has won
The trench is dug within our hearts
And mothers, children, brothers, sisters Torn apart
Sunday, Bloody Sunday (X2)
How long...
How long must we sing this song
How long, how long...
cause tonight...we can be as one
Tonight...tonight...
Sunday, Bloody Sunday (X2)
Wipe the tears from your eyes
Wipe your tears away
Oh, wipe your tears away
Oh, wipe your tears away (Sunday, Bloody Sunday)
Oh, wipe your blood shot eyes (Sunday, Bloody Sunday)
Sunday, Bloody Sunday (Sunday, Bloody Sunday) (X2)
And it’s true we are immune
When fact is fiction and TV reality
And today the millions cry
We eat and drink while tomorrow they die
(Sunday, Bloody Sunday)
The real battle just begun
To claim the victory Jesus won On...
오늘의 그 뉴스가 믿기질 않아요
눈을 감아도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언제까지
언제까지 우린 이 노래를 불러야 하나요
언제까지, 언제까지?
오늘밤... 우린 하나로 맺어질 수 있으니까요
오늘밤
아이들의 발아래 깨진 병조각들
막다른 거리 곳곳에 흩어진 시신들
그래도 전 전투신호에는 관심이 없어요
그게 자꾸만 나를 벽으로 밀어 붙이고 또 밀어 붙일 뿐이죠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그리고 바로 싸움이 시작 되었네요
많은 이들이 죽었죠. 허나 말해봐요, 누가 승자인지?
우리가슴속에 깊이 패인골들
어머니, 아이, 형제, 자매들이 서로 찢어지고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언제까지
언제까지 우린 이 노래를 불러야 하나요.
언제까지, 언제까지?
오늘밤... 우린 하나로 맺어질 수 있으니까요
오늘밤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눈 속에 고인 눈물을 닦아요
눈물을 닦아내요
내가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게요
내가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게요
내가 당신의 충혈된 눈을 닦아줄게요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맞아요, 우린 너무 무감각해 졌어요
사실이 허구가 되고 TV가 현실이 된 지금
오늘도 수백만 명이 울부짖고 있네요
우리는 먹고 마시는데 내일이 오면 그들은 죽겠지요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에요
예수께서 쟁취했던 승리를 선언할...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일요일, 피로 물든 일요일
(번역 : 이상헌in ‘Deafening street’)
2. <피가 모자라> - 달빛요정 역전 만루 홈런 / [ 전투형 달빛요정 - Prototype A(EP) ] 2010년
헌혈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이 공포스러운 점은 대한민국이 정말 으스스한 이유는 검색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포탈의 검색어 1위는 거의 대부분 여자 연예인이 차지 한다. 꼭 1위가 아니더라도 10위 안에 반드시 꼭 여자 연예인은 있다. 그리고 그 여자 연예인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내용은 거의 똑같다. “OOO, 섹시화보 아찔” “OOO, 치마길이가, 헉!” “OOO, 아슬아슬...” 등등.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온 국민이 여자 연예인 몸매만 보고 사는 것 같다. 여자 연예인 몸매에 감탄 할 수 있다. 좋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클릭 수가 오를 수도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목숨보다, 비관 자살하는 사회적 타살자 들의 목숨보다, 기본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보다, 아닌걸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시위보다, 한 뼘도 안 되는 여자 연예인의 치마 길이가 더 화제인건 분명히 비정상인거다. 이것은 내가 특별히 정의로워서 하는 말이 아니다. 상식선에서 생각해서 비정상인거다. 그렇다면 여자연예인을 검색어 1위가 되도록 클릭하고 검색하는 사람들은 단체로 미쳐서 그런 걸까? 아니!!! 나는 다시 묻고 싶다. 검색하는 사람이 많아 여자연예인이 검색어 1위를 차지할까, 아니면 검색어 안에 있으니까 검색하는 사람이 많아진 걸까?
‘성찰(省察)’이란 말은 왠지 철학 적이고 어려운 말 같지만 뜻은 단순하다. 국어사전에는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이라고 아주 단순하고 명료하게 나온다. 2010년 세상을 떠난 ‘달빛요정 역전 만루 홈런’의 <피가 모자라>는 바로 그 단순하고 명료한 성찰이 담긴 곡이며 이 시대를 정확하면서도 쉽게 ‘통찰(洞察)’한 노래다.
흡혈귀 같은 세상은 여자연예인의 스커트길이 만도 못한 우리의 목숨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런데, 이 흡혈귀 같은 세상은 결국 우리 탐욕의 대가다. 영화 ‘설국열차’의 대사 한마디가 떠오른다. 벽이 라고 생각 되었던 저 문을 열고 싶다던. 21세기 한국 대중음악에서 나는 이 곡보다 더 철학적인 곡을 만난 적이 없다.
<피가 모자라> - 달빛요정 역전 만루홈런
친구들의 걱정하네 그러다 잡혀간다고
무서운 세상이라고 몸조심해야 한다고
뒤 끝이 장난이 아냐 쩨쩨하고 오만하지
천박한 너의 웃음은 우리들 탐욕의 대가
알아서 꺼져주면 안 되겠지 정녕 이렇게 피를 봐야겠니?
모자라 피가 모자라 하지만 그 피가 내 것은 아니길
난 비겁해 너와 똑같아 숨어서 이렇게 노래만 부르네
난 비겁해
더워서 나가기 싫어 오래 서 있기도 싫어
하지만 책임져야지 추악한 욕망의 대가
그만큼 해 먹었으면 안 되겠니 정녕 이렇게 피를 봐야겠니?
모자라 피가 모자라 하지만 그 피가 내 것은 아니길
난 비겁해 너와 똑같아 숨어서 이렇게 노래만 부르네
난 비겁했어 어제까진 하지만 이젠 하지만 이젠
물러서지 않겠어 물러서지 않겠어 두 번 다시는 두 번 다시는
모자라 피는 모자라 하지만 그 피가 우리의 것이 아니길
3. 노래를 찾는 사람들 - <광야에서> / [2집] 1989년
군대 있을 때, 소위 운동권 출신으로 추정되는 선임이 있었다. 그 선임은 군종병 이었는데, 어느 날 종교행사를 마치고 쉬는 시간에 이런저런 잡담을 하다 그 선임이 이런 말을 한 적있다. 교회에서 부르는 ‘찬양’과 소위 운동권에서 부르는 ‘민중가요’는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고. 그러니까 찬양을 부르며 은혜를 받는 마음과 민중가요를 부르며 피가 끓는 감정이 매우 유사하다는 말이었다. 그때는 이 말을 이해 못했는데 몇 년 후 곧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가 있었다. 나도 촛불집회에 나갔었는데, 그곳에서 <광야에서>를 부르며 행진을 했었다. 수많은 민중들이 같은 노래를 부르며 같은 곳을 향해 행진 하는 경험은 매우 특별했다. 그때 느꼈다. 찬양 부르며 은혜 받는 것과 민중가요를 부르며 피가 끊는 느낌은 완전히 똑같다는 걸.
이곡은 꼭 시위나, 정치와 연결하지 않더라도 듣고 있으면 피가 끓는 뭔가가 있다. 가사가 촌스럽다 말할지 모르겠지만 요즘 가요 들으며 피가 끓지는 않지 않나? ‘이름이 뭐예요, 전화번호 뭐예요’ 들으며 피가 끓는 것도 웃기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에 수록된 곡이지만 이 곡은 워낙 유명해서 여러 가수 들이 많이 불렀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도 물론 부르고 ‘김광석’ ‘안치환’ 님도 심지어 ‘기쁨의 교회 문화사역팀’에서 부른 버전도 있더라.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 노래는 ‘안치환’님의 버전이 제일 멋진 것 같다. 안치환님의 목소리와 이 노래는 정말 완벽한 조합이라 생각한다. 피 끓는 노래에 피 끓는 목소리.
요즘은 왜 이런 피 끓는 노래들이 없을까? 이런 노래들이 정말 안 나오는 걸까? 아, 요즘 틴에이저 분들은 <이름이 뭐예요>를 들으면 피가 끓으시나?
0.
헌혈로 해결 안 되니까 막 죽이고 그러겠지. 근데도 모자라지? 여전히?
아마, 영원히 그럴걸?
_거의 편집장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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